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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운전면허로 프랑스에서 운전하는 방법, 공인 번역본부터 면허 교환까지

'프랑스에서 운전하기' 시리즈

프랑스는 땅이 넓어서 차를 몰아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파리처럼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도시에서는 차 없이도 지낼 만하지만, 지방에 살면 장을 보거나 여행을 갈 때마다 차가 필요해지죠. 그렇다면 한국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은 프랑스에서 어떻게 운전할 수 있을까요?

한국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기간은 프랑스에 거주하기 시작한 뒤 1년뿐입니다. 다행히 한국은 프랑스와 운전면허를 서로 인정하는 나라라서, 이 1년 안에 신청하면 필기시험도 주행시험도 보지 않고 서류만으로 프랑스 면허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처음 1년 동안 운전하는 방법부터 교환 조건과 준비 서류, France Titres(옛 ANTS) 온라인 신청 절차, 교환한 뒤 한국 면허증 원본이 어떻게 되는지까지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한국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기간

프랑스에 거주하기 시작한 외국인은 첫 체류증을 받은 날부터 1년 동안 한국 면허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 VLS-TS 비자로 들어왔다면 ANEF 에서 비자를 등록(valider)한 날이 그 시작점이고, 이 기간에는 한국 면허증과 함께 프랑스어 공인 번역본(traduction officielle)을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arrêté du 12 janvier 2012 제3조, service-public).

1년이 지나면 이 방법으로는 더 이상 운전할 수 없고, 한국 면허를 프랑스 면허로 교환해서 운전해야 합니다.

2. 교환 신청 기한

교환 신청은 한국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이 1년 안에 해야 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교환 자격이 사라져서 프랑스 운전면허 시험(code 와 conduite)을 처음부터 봐야 하는데, 프랑스 운전면허 시험은 한국보다 까다롭고 돈도 훨씬 많이 듭니다. 체류증을 갱신하거나 다른 체류증으로 바꿔도 1년이 다시 시작되지는 않으니, 운전이 당장 급하지 않더라도 첫 체류증을 받으면 바로 준비를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여기서 잠깐! 학생 체류증일 때

학생 체류증(étudiant)이나 구직·창업 체류증(RECE)을 가진 사람은 면허를 교환하지 않아도 학업 기간 내내 한국 면허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arrêté du 12 janvier 2012 제10조, service-public). 다만 아래 조건을 지켜야 합니다.

  • 체류증이 유효할 것
  • 한국 면허가 유효할 것
  • 프랑스로 공부하러 오기 전, 한국에 거주할 때 딴 면허일 것. 다만 학업 중에 한국에 잠깐 들어가서 딴 면허도 학업이 끝날 때까지는 인정됩니다
  • 한국 면허증과 함께 프랑스어 공인 번역본을 가지고 다닐 것
  • 한국에서 면허 정지·취소 처분을 받은 상태가 아닐 것

학업을 마치고 학생이 아닌 체류증을 받으면 그때부터 교환이 의무가 됩니다. 체류증을 바꿀 때 함께 신청하고, 늦어도 새 체류증을 받은 날부터 1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알아두면 좋은 단어

  • permis de conduire : 운전면허증
  • échange : 교환
  • résidence normale : 통상 거주. 1년 기한은 이 거주를 시작한 날부터 셉니다
  • traduction officielle : 공인 번역
  • attestation des droits à conduire : 운전 자격 증명서. 한국의 운전경력증명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3. 교환 조건

프랑스는 상호주의(réciprocité)에 따라 프랑스 면허를 똑같이 교환해 주는 나라의 면허만 바꿔 줍니다. 한국은 이 목록에 들어 있어서 시험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교환되지만, 아래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 면허를 딸 당시 한국에 거주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여기서 거주는 1년에 185일 이상 생활 근거를 두고 사는 것을 말하고, 국적은 상관없습니다. 한국 국적이 아니라면 그때 한국에 살았다는 증명(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등)을 함께 내야 합니다. 반대로 한국 국적이어도 프랑스로 이주한 뒤 한국에 잠깐 들어가서 딴 면허는 교환할 수 없습니다.
  •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면허여야 합니다.
  • 한국에서 면허 정지나 취소 처분을 받은 상태가 아니어야 합니다.
  • 같은 등급끼리만 교환됩니다. 승용차를 모는 한국의 보통면허는 프랑스의 B 면허에 해당합니다.

4. 준비 서류

신청은 온라인으로 하기 때문에 서류는 모두 스캔하거나 사진을 찍어 파일로 올립니다.

준비해야 할 서류

  • 한국 운전면허증 앞뒤 컬러 사본
  • 운전면허증의 프랑스어 공인 번역본(traduction officielle)
  • 운전경력증명서(attestation des droits à conduire): 신청일 기준 6개월 이내에 발급된 것과 그 프랑스어 번역본
  • 여권
  • 유효한 체류증, 또는 등록을 마친 VLS-TS 비자
  • 6개월 이내에 발행된 주소 증명서(justificatif de domicile): 전기 요금 고지서 등
  • 디지털 증명사진 코드(code photo et signature numérique): 인증받은 즉석 사진기나 사진관에서 받습니다
  • 전자 수입인지(timbre fiscal électronique) 40유로

4.1. 운전경력증명서

운전경력증명서는 한국 경찰이 발급하는 면허 이력 증명서로, 프랑스가 요구하는 attestation des droits à conduire 에 해당합니다. 정부24 나 경찰민원포털에서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고 국문과 영문 가운데 고를 수 있습니다. 신청하는 날 기준으로 6개월 안에 발급된 것이어야 하니 번역을 맡기기 직전에 떼는 편이 좋습니다.

4.2. 공인 번역

프랑스어가 아닌 서류는 공인 번역본이 있어야 받아 줍니다. 프랑스 안에서 번역한다면 법원에 등록된 공인번역사(traducteur assermenté)에게 맡기거나 면허를 발급한 나라의 대사관 번역을 쓸 수 있고, 한국에서 번역해 온다면 번역본에 아포스티유(apostille)를 받아야 합니다. 면허증과 운전경력증명서를 한 번에 맡기면 편하고,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누리집의 공인번역사 명단 안내에서 지역 법원별 한국어 공인번역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5. France Titres 온라인 신청

교환 신청은 France Titres(옛 ANTS, Agence nationale des titres sécurisés)의 운전면허 사이트 permisdeconduire.ants.gouv.fr 에서 합니다. 예전에는 préfecture 창구에 서류를 냈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신청합니다.

France Titres 운전면허 사이트의 외국 면허 교환 안내 화면

사이트의 Démarches en ligne 메뉴에서 「Echanger un permis étranger ou obtenu dans une COM pour un permis français」를 고르고 France Titres 계정으로 로그인합니다. 계정은 FranceConnect 로 만들 수 있어서 impots.gouv.fr 나 ameli 계정, La Poste 디지털 신분증, France Identité 앱 가운데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그다음은 아래 순서로 진행합니다.

  1. 「Je demande l'échange de mon permis de conduire obtenu à l'étranger」를 고르고 면허 발급국으로 대한민국 지정
  2. 이름·거주지·연락처 입력
  3. 디지털 증명사진 코드 입력
  4. 준비한 서류 파일 업로드
  5. 입력 내용 확인 뒤 수입인지 40유로 결제

디지털 증명사진 코드가 없으면 신청 마지막에 나오는 사진·서명 양식을 우편으로 보내도 됩니다. 수입인지는 신청 과정에서 바로 사도 되고, timbres.impots.gouv.fr 나 담배 가게(bureau de tabac)에서 미리 사 둔 번호를 넣어도 됩니다. 원래 면허 교환은 무료였는데 2026년 예산법(loi de finances pour 2026)에 따라 2026년 5월 12일부터 40유로를 내게 됐습니다. 신청한 뒤의 진행 상황은 France Titres 계정에서 확인합니다.

6. 신청 이후의 진행

신청서를 내면 심사가 시작되고, 심사를 통과하면 SMS 와 이메일로 연락이 옵니다. 이메일 안내에 따라 한국 면허증 원본을 등기 우편(lettre recommandée)으로 보내야 하는데, 프랑스 행정기관이 이 원본으로 진짜 면허인지 확인합니다.

원본을 보내면 보안 접수 확인서(ADS, attestation de dépôt sécurisée)가 나옵니다. ADS 는 4개월 동안 유효하고 프랑스 면허증이 나올 때까지 이 확인서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면허증은 승인 SMS 를 받은 날부터 15일쯤 뒤에 추적 우편(lettre suivie)으로 도착합니다.

한국 면허를 프랑스 면허로 교환하는 진행 순서

승인 SMS 를 받기까지의 심사 기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서류 보완 요청을 받으면 그만큼 더 늦어집니다. 한국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1년이 끝나 가는데 ADS 를 아직 받지 못했다면 운전할 수 없는 공백이 생길 수 있으니 신청은 넉넉히 일찍 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7. 교환 뒤의 한국 면허증 원본

면허를 교환하면 한국 면허증 원본은 프랑스 행정기관이 회수해 보관합니다. 돌려받으려면 프랑스 면허증을 반납하고 다시 바꾸는 수밖에 없어서, 교환한 뒤에는 한국 면허증 실물이 손에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본을 보내기 전에 면허증 앞뒤를 선명하게 스캔해 두면 좋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 운전하려면 프랑스 면허를 한국 면허로 바꾸는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데, 한국도 프랑스 면허를 상호 인정하기 때문에 이때도 시험은 보지 않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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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 프랑스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프랑스어 공부자료를 목표로 2017년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프랑스어 문법, 표현, 숙어, 속담, 사는 이야기 등을 주기적으로 포스팅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의 작은 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지름길 프랑스어 서버 운영비에 사용되며 더 질 좋은 글 작성에 보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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